계획대로 되는 건 사실 별로 없다.
원래 계획은, 7월 31일에 짐을 빼야 하니까 1주일 전에 부엉이(고양이 이름임)를 부모님 댁에 데려가는 것이었다. 7월 24일쯤? 그리고 3주 정도 부엉이가 잘 적응했는지 확인하고 8월 중순에 프랑스로 여행을 떠나려고 했지. 허나 23일에 입원을 하게 되었으니 어쩔 수 없이 부엉이는 좀 더 일찍 부모님 댁으로 가고 여행은 취소해야 했다.
부모님 댁에서 1년 살이를 해야 하는 부엉이를 위해 캣타워, 밥그릇, 물그릇, 좋아하던 담요와 쿠션 등 여러 가지를 챙기는데 이미 챙길 때부터 참아왔던 마음이 몽글몽글 불어나서 눈물이 그렁그렁. 내가 선택한 것이고 부엉이는 분명 잘 지낼 걸 아는데도 참 사람 마음이 맘대로 안됨!
평소에 병원 갈 때는 20분을 넘긴 적이 없었는데도 울면서 힘들어했는데 이번엔 최애 쿠션과 함께 여서 인지, 오래 있다 올걸 아는 건지 (그럴 리가ㅋㅋ) 1시간 차를 타고 가는데도 편안하게 잘 갔다. (혹시 밤에 이동해서 그런가)

어찌 되었든 다행!
2년마다 이사 다니고 이사 때마다 인테리어 하는 집사들 덕분에 부엉이에게는 6번째 집인데 (무려), 인테리어 때문에 잠시 머무르던 오피스텔이나 남의 집에서는 첫날 밤새도록 울고 나서야 적응하고, 막상 이사 간 집에서는 익숙한 물건들 덕분인지 바로 적응을 했었다. 이번에도 부엉이가 쓰던 물건을 몇 개 들고 가긴 하지만 남의 집인 거라 밤새 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왜지, 이번엔 밤엔 잘 자다가 이른 아침에 갑자기 낯선 곳인걸 깨달은 것 마냥 2시간쯤 울더니 또 괜찮아졌다.






그렇게 부엉이가 금세 적응해 주는 바람에 2박 하려던 걸 1박만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입원 준비도 하고 집 정리도 하고.. 집에 돌아오며 남편이 말했다. “생각보다 너무 슬퍼하지 않네 다행이다.” 나도 적응 잘하면 다행이지 뭐, 하며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아주 큰 착각이었으니..
보통 집에 들어오면 엘베에서부터 나는 부엉이를 부르며 들어온다. 부엉아 엄마 왔다~~ 근데 아 집에 부엉이가 없네. 울컥. 집에 들어갔는데 부엉이가 없다고?? 이게 뭐지 당황스러운 이 기분, 눈물이 조금 났다가 괜찮아 괜찮아 부엉이는 지금 잘 있으니까. 근데 그런 식으로 습관처럼 하던 행동들을 여러 번 반복하다가 4년간 매일 보던 털복숭이가 내 집에 없다니 믿기가 어렵고 너무나도 허전하고 또 눈물이 그렁그렁.. 소파 위에도 없고 의자에도 없고 바닥에 누워 있지도 않고 아무 데도 없다고? 결국 오열 엔딩.
분명 부모님 댁에서 쿨쿨 잘 자고 있는 부엉이 사진을 봤으면서도 사람 감정이라는 게 참 그렇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런 선택을 했을까 싶기도 하고 첫날이니 그렇지 싶기도 하고, 퇴사할 때부터 아니 이 결정을 할때부터 잠재워 놓은 나의 F가 폭주해 버림 후후
부엉이가 없으니 이제 진짜 실감이 난다. 그러면서 불안감도 엄습해 온다. 하지만 또 우리는 대화하며 즐거운 불안감으로 바꿔내 본다. 입원해야 해서 술도 못 마시고 논알콜 맥주로 기분이라도 내본다. 부엉아 수술 잘 받고 또 보러갈게!

😭 😢 부엉이 건강히 잘 있어줄꺼야 얌주엄마 수술잘받고 새로운 계획 화이팅💪💪
고마와요 ㅠ.ㅠ 잘받고 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