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웬 인플루언서인가 싶은데, 이번 결정을 하면서 글도 쓰고 영상도 만들고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이었다. 40대가 퇴사하고 다 뒤로 하고 어학연수 가는 이야기가 요즘엔 꽤 흔할지 몰라도 여전히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니까. 다들 해보라고 했고 나 또한 속으로 재밌긴해라고 생각했었다. 근데 퇴사 직후 수술하고 준비하고 정리하고 등등 정신이 없었으니까 일단 생각하던 거 준비하는 과정 등을 다 여기 글로 남겨 놨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수술 덕분에 8월에 일도 안 하고 회복을 위해 별거 안 해야하는 기간이 생기면서 심리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좀 생겨서 영상도 만들고 이곳의 글을 기반으로 계정 운영의 계획도 짰었더랬다.
사실 처음부터 나는 어떤 형식이 가장 반응이 좋을지 예상했다. 모두가 아마 다 알 것이다. 얼굴을 드러내고 직접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영상, 그게 요즘 가장 반응이 좋고 도달이 잘 된다. 사실이다. 근데 나는 얼굴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리소스도 많이 쓰고 싶지 않았다. 왜냐? 나의 1순위는 영어 공부고 나는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기록하고 싶었던 거고 그 기록이 혹시나 잘되면 혹시나 혹시나 돈을 좀 벌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안일한 마음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요즘 캐러셀도 잘 된대 하면서 적당한 배경사진에 + 텍스트 박스를 얹은 형식으로 + 클로드/피그마 붙여서 내 글 기반으로 대본 쓰고> 피그마에 디자인까지 만들어서 내놓는 효율적인 방식을 택했다. 아주 뿌듯했고 나는 기록하며 오래 쌓을 것이니 각각의 도달수는 신경 쓰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들 예상하겠지만 그게 또 그렇게 되나? ㅋㅋ 현재 9개 정도의 게시물을 올렸고 각 50~200 정도씩 조회수가 나오고 있는데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아주 끈기 없는 사람이다.ㅋㅋ
이 초조함에 불을 지핀 것은 사실, 내가 마케팅하고 있는 서비스에도 비슷하게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고 있는데 거기서 결국 배경에 영상이 흐르고 빠른 속도로 문장이 흘러가는 계속 볼 수밖에 없는 형식의 릴스가 확 터지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또 들고 다른 계정들을 보면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뭔가 나는 대체 뭘 하고 싶은 건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또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방금까지도 스스로에게 물었는데,
-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가?
인플루언서란 무엇인가.. ㅋㅋㅋ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면 그래 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긴 하지, 내가 이 결정을 하는데에 다른 사람들의 영향을 받았듯이 유사한 고민을 하는 혹은 나의 그 이전의 고민을 하는 분들께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건 좋을 듯.. 그러나! 유명해지고 싶은 건 아니다. 관심받고 싶은 것도 아니다. 관심의 이면인 악플과 뒷말들을 견딜만한 멘탈이 못된다 내가 - 기록하고 싶은가?
yeeeeeeesss! 기록하고 싶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를 기록하고 싶은 욕구에 시달렸다 글 사진 영상.. 꾸준히 쌓지는 못했지만 - 돈을 벌고 싶은가?
처음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예스다. 결국 내가 이 생활을 시작한 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이고 그것이 꼭 취직은 아니며 내가 나의 콘텐츠로 돈을 벌 수 있다면 사실 가장 베스트가 맞다. - 아 그리고 사실 이 경험이 필요하다. 나에겐
계정을 키워서 돈을 벌든 못 벌든 간에 리더급 이직을 버리고 다른 길을 택한 순간 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숙명적인 경험이랄까. 내 것을 하든 남의 것을 하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인스타그램에서 관심을 끄는 것을 해봐야, 할 줄 알아야 마케팅을 할 수 있지 않느냐 말이다. 본질을 파악해서 전략 짜고 계획하는 건 오히려 할 수 있는데, 그 실행은 나는 안 해봤고 아직 잘 못하니까 나는 거꾸로 이제 아기 ‘콘텐츠 마케터’가 된 것이란 거다. 이 경험이 있고 계정이 있다면 프리랜서 일을 구한다 해도 좀 더 수월할 것이다.
근데 이제 내가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것은 ‘지속가능성’인데
- 지속 가능한 내용
내가 계속할 수 있는 내 이야기여야 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거나 관심 있거나.. 너무 억지로 꾸며내면 결국 스트레스와 압박에 시달릴 것이고 계속 생산할 수도 없다. - 지속 가능한 방식
그러려면 결국엔 리소스가 덜 들어야 한다. 공부하면서 다른 거 하면서도 계속해서 콘텐츠를 생산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가장 쉽고, 빠르고, 재미있게 만들어낼 수 있는 방식 이어야 함
그래서 내가 처음 택한 것이 내가 글로 써놓은 떠나게 된 스토리로 클로드+피그마 자동화 같은 방식이었던 건데, 문제는 그게 도달이 안 된다는거지 ㅋㅋ 결국 이것저것 따지고 꾀부리고 계획하고 정갈하게 정리하면서 하려고 하다 보니 이도 저도 안 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처음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아무것도 안 했을때는 이렇게 까지 깨닫지도 못했으니까.
오늘은 또다시 한번 생각 해봤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얼굴을 공개하더라도 도달을 잘 시켜서 계정을 키우는 게 먼저인가? 진짜 그럴 마음이, 혹은 절실함 같은 게 있는가? 얼굴을 공개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또 대체 뭔가? 아마도 그냥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고 나를 아는 사람들이 그걸 보는 게 부끄럽고 솔직한 내 글과 생각에 누군가 상처받을까 봐 두렵고.. 결국 부끄러움과 두려움뿐 이더라. 그 안에는. 부끄러움/두려움 VS 계정의 성장 =이라면 답은 정해져 있는 건가..? 아 어렵다 어려워. 그리고 사실 내가 말하면서 촬영하는 영상이 만들기도 제일 쉽긴 하다 호호
생각을 정리해 보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마무리가 되지 않은 채로 고민만 더 커진 것 같다. 아마 일단은 얼굴보다는 배경영상과 문장이 계속 변하는 형식의 릴스로 먼저 해보고 그 이후에 또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하하). 이 고민들도 다 과정이니까. 그리고 쓰다 보니 생각난 건데 나에겐 소재가 하나 더 있네, 영어공부..! 것도 꽤 좋은 소재긴 하다. 오늘 배운 문장 말해보기 이런 것도 괜찮을 것 같고.. 하 ㅋㅋ 욕심만 많다 아주. 대 혼란의 글을 써버렸네 ^^ 엉망글이 나중에 좋은 재료가 되니까 이대로 잘 남겨두기로 하자.
개인 계정 링크라도 남겨본다.. 하하
https://www.instagram.com/anyway_eee
글 다 쓰고 나니 약간 그 유명한 말이 생각난다.
‘소혜야, 가수가 하고 싶어??’ 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

